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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션 양육 시리즈]
해결해 주는 부모가 아닌,
함께 있어주는 부모가 되어 주세요.
- 유한익 교수 -
'아이를 어떻게 잘 키울 수 있을까?' 어쩌면 모든 부모들의 고민은 이 한 문장 안에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크리스천 부모들 또한 수많은 육아 정보가 넘쳐 나는 이 시대에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 성경적 가치관 안에서 어떻게 자녀를 양육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요. '믿음'과 '신앙'을 가지고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상황에 속절없이 흔들리고, 막상 자신의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는 적용과 실천이 되지 않는 등 유독 더 힘들고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이자 크리스천으로 많은 아이들과 부모를 만나온 유한익 교수는 이처럼 흔들리고 고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무엇보다 '부모의 양육관'이 중요함을 전합니다. 부모는 바른 가치관, 세계관으로 자녀를 바라봐야 하고, 자녀의 성장을 돕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의 인생을 이끌어 주셨고 앞으로도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자녀의 인생도 하나님께 맡기고 그 길을 함께 기쁨으로 걸어가는 부모가 될 수 있길 축복과 격려를 전합니다.
이번에 공개되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이 만드는 자녀 양육 길잡이 '컴패션 양육 시리즈'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유한익 교수가 전하는 참된 자녀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후 4월 17일(목)에 공개되는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이에 대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내용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컴패션 양육 시리즈'를 통해 자녀 양육에 필요한 삶의 지혜와 위안을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유한익 ㅣ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 서울우리아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서울뇌과학연구소 소장 - 서울우리아이아카데미 공동 대표 - 건국대학교 교육학과 겸임교수 |
ㅣ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서 많은 아이들을 만나 보셨을 텐데요, 요즘 아이들이 많이 겪고 있는 아픔이나 문제들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소아청소년정신과를 찾으시는 분들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기능의 문제가 있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자신감이 떨어지고 또 주변으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아이들이 있고, 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우울과 불안감을 느끼고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죠.
요즘엔 특히 마음이 어렵고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지 못해서 좌절을 많이 겪고 있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 좌절을 견디는 힘이 약한 것 같아요. 이는 너무 어릴 때부터 좌절을 많이 겪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기 때문이에요. 경쟁도 심하고, 그 경쟁의 결과를 가지고 평가하고 비난하고 비교하게 되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필요 이상으로 좌절감을 너무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이죠.
ㅣ 그렇다면 좌절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먼저 '좌절'은 인간이라면 겪는 자연스러운 경험이라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세요. 부모님들도 인생을 살아 보셔서 알고 계시듯이, 인생에는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것이 많아요. 있다가 없고, 많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인생에서 계속 반복돼요. 좌절은 필연적인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실패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에요. 그리고 놀랍게도 이 안에 미묘한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이 있죠. 인생은 그런 것들을 발견하며 의미 있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셔야 해요. 그리고 아이가 좌절하고 힘들어할 때 함께 있어주세요. 힘들면 가족과 함께 이야기하고 같이 슬퍼하고 위로하고, 다음날 또 삶을 살아가는 것임을 아이가 삶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자녀의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이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들은 모든 것이 다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부모이기 때문에 항상 미안하고 더 해줘야 할 것 같고, 또 해결해 주고 싶고 하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좌절의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도 도와주고 해결해 주려고 해요. 하지만 부모라고 아이의 문제를 다 해결해 줄 수는 없거든요. 부모들도 연약한 사람들이고요. 부모가 전능하게 모든 것을 해결해 줘야 한다는 마음을 버리고, 안 되는 것을 아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경험하며 그 시기를 지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의 인생이고, 그 안에서 자신이 극복해 나가야 할 몫이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 주세요. 우리는 연약한 인간이기에 절대 실패하지 않는 방법, 성공 비법을 알지 못해요. 우리 인생을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이 우리를 도와주셔야 연약한 우리가 이 불확실한 인생길을 걸어나갈 수 있죠. 우리의 인생을 이끌어 주고 계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자녀의 인생도 하나님께 맡겨 드려야 해요.
ㅣ 요즘 '불안'도 하나의 키워드인 것 같아요. 불안도가 높은 아이들이 많은 것 같거든요. 불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위에서 좌절에 대해서도 말했듯이 '불안'도 동일해요. 당연한 것이거든요. 인간이기 때문에 불안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불안이라고 하면 버림받은 것 같은 불안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이 엄마와 떨어져서 혼자 있게 되면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그런 분리불안은 당연한 것이죠. 기질적으로 불안을 더욱 느끼게 되는 아이들이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부모가 불안을 낮춰주려고 하는 경우 이러한 불안이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불안도가 높은 아이들의 양육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돕지 않는 양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아이가 불안을 많이 느끼면 부모는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자꾸 도와주려고 하거든요. 아이는 엄마가 만들어 준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겠죠. 그렇지만 계속 그렇게 살 수는 없어요. 부모가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면 아이는 결국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요. 아이의 불안은 해결되지 않고 점점 더 심해지고요. 아이를 도와주지 않으면 아이가 불안해할 수는 있겠죠. 그렇지만 아이는 모호함과 불확실성 가운데 스스로 해 나가며, '어떻게 해도 별 차이가 없구나', '모르고 해도 괜찮구나' 등을 몸소 체험하게 돼요. 이 가운데 불안이 조금씩 해소될 수 있는 거고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를 평가하지 않는 것이에요. 아이들은 '잘했다', '못했다' 평가받는 것 때문에 더욱 불안해질 수 있거든요. 아이가 직접 부딪히며 해결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으며, 또한 아이를 평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정답을 찾기보다는 계속해서 시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불안에는 순기능도 있거든요. 불안은 미래를 대비하고, 위험을 지각하고, 또 조심하게 만들어요. 우리가 불안하지 않고 너무 담대하게 살다 보면 사고도 많이 당할 수 있고, 미래를 대비하지도 못해요. 공부도 안 할 수도 있죠(웃음). 그리고 불안도가 높다는 것은 또 섬세하다는 것이거든요. 누군가가 못 보는 것을 느끼고 할 수 있는 거예요. 위대한 예술, 문학 작품도 이러한 예민함과 섬세함 가운데 탄생하지 않았을까요? 삶의 풍성함을 오히려 더 느끼고 누리게 살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으셨으면 해요. "이를 통해 네가 더 섬세하게 느끼고 훌륭한 삶을 살게 될 수도 있어. 그리고 다른 사람을 더 잘 도울 수 있게 될 수도 있단다!"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설명해 주세요. 아이에게 불안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나의 삶 가운데 당연하다는 사실을요. 불안이 삶을 지배하지 않도록만 유의하면 좋겠습니다.
ㅣ 아이들을 양육에 있어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자존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자존감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의 평가예요. 여기서 '자기효능감'이라고,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 '나는 뭘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이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중요해요. 성공하는 작은 경험들이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키고 또 자기 평가에 영향을 주게 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성경적인 관점에서의 자존감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자존감이라는 것은 자기가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일반적으로 인본주의적인 관점에서의 자존감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불러일으키게 돼요. 하지만 성경적인 가치관에서 보면 그렇지 않죠. 성경적 자존감은 내가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에서 시작돼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되었기 때문에 가치 있고 귀한 존재인 것이죠. 하나님 없이 인간 혼자만 있어서는 희망이 있을 수 없는 것이죠.
우리의 가치는 하나님 안에서 발견됨을 알아야 해요. 우리는 평가에 굉장히 민감해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어떻게 볼까' 등 타인의 시선, 평가 이런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는 것이죠. 내가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인식되느냐에 의해 나의 실제가 결정되는 것처럼 되는 거죠. 하지만 우리의 가치는 누군가의 평가와는 관계가 없어요.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인 거지, 다이아몬드를 유리라고 한다고 해서 유리가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본질이 다이아몬드이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우리의 가치가 누군가의 평가로부터가 아닌 하나님 안에서만 발견됨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해요. 아이가 사람들의 평가가 아닌, 자신의 본질의 모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ㅣ 어떻게 아이들이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처음 아이의 자존감은 주 양육자의 반응을 통해 형성돼요. 자존감은 심리적으로는 거울처럼 생긴다고 봐야 해요. 처음에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알기 어려운데, 거울을 통해 비친 자신을 보며 차츰 알아가게 되는 것이거든요. 아이에게 있어 처음 그 거울은 바로 부모에요. 아이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처음 배우게 되는 것은 바로 엄마, 아빠의 반응이에요. 자신이 귀한 존재이고,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존재라는 것을 부모의 표정과 시선을 통해 느끼는 것이죠. 이러한 부모의 반응은 부모의 삶에서 묻어 나올 수밖에 없어요.
결국 아이의 자존감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부모의 자존감이에요. 그래서 부모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의 자존감을 어떤 수준인지 이런 것들 잘 봐야 해요. 혹시 내가 비판에 예민하면 나는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사람일 수 있는 거죠. 내가 아이가 잘하고 못하는 것에 너무 감정적인 기복이 있다면 어쩌면 나는 아이의 존재 그 자체의 가치를 바라보고 있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는 거고요. 자신을 계속해서 돌아보면서 성경에서 말하는 자존감을 갖도록 노력하고, 그렇게 아이를 대하려고 해야 해요. 부모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그 삶에 기쁨과 충만이 넘치게 될 것이며, 아이들 또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컴패션 양육 시리즈' 3편 보러 가기]
[컴패션 양육 시리즈]
해결해 주는 부모가 아닌,
함께 있어주는 부모가
되어 주세요.
- 유한익 교수 -
'아이를 어떻게 잘 키울 수 있을까?' 어쩌면 모든 부모들의 고민은 이 한 문장 안에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크리스천 부모들 또한 수많은 육아 정보가 넘쳐 나는 이 시대에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 성경적 가치관 안에서 어떻게 자녀를 양육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요. '믿음'과 '신앙'을 가지고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상황에 속절없이 흔들리고, 막상 자신의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는 적용과 실천이 되지 않는 등 유독 더 힘들고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이자 크리스천으로 많은 아이들과 부모를 만나온 유한익 교수는 이처럼 흔들리고 고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무엇보다 '부모의 양육관'이 중요함을 전합니다. 부모는 바른 가치관, 세계관으로 자녀를 바라봐야 하고, 자녀의 성장을 돕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의 인생을 이끌어 주셨고 앞으로도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자녀의 인생도 하나님께 맡기고 그 길을 함께 기쁨으로 걸어가는 부모가 될 수 있길 축복과 격려를 전합니다.
이번에 공개되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이 만드는 자녀 양육 길잡이 '컴패션 양육 시리즈'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유한익 교수가 전하는 참된 자녀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후 4월 17일(목)에 공개되는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이에 대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내용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컴패션 양육 시리즈'를 통해 자녀 양육에 필요한 삶의 지혜와 위안을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유한익 ㅣ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 서울우리아이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서울뇌과학연구소 소장 - 서울우리아이아카데미 공동 대표 - 건국대학교 교육학과 겸임교수 |
ㅣ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서 많은 아이들을 만나 보셨을 텐데요, 요즘 아이들이 많이 겪고 있는 아픔이나 문제들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소아청소년정신과를 찾으시는 분들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기능의 문제가 있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자신감이 떨어지고 또 주변으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아이들이 있고, 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우울과 불안감을 느끼고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죠.
요즘엔 특히 마음이 어렵고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지 못해서 좌절을 많이 겪고 있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 좌절을 견디는 힘이 약한 것 같아요. 이는 너무 어릴 때부터 좌절을 많이 겪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기 때문이에요. 경쟁도 심하고, 그 경쟁의 결과를 가지고 평가하고 비난하고 비교하게 되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필요 이상으로 좌절감을 너무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이죠.
ㅣ 그렇다면 좌절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먼저 '좌절'은 인간이라면 겪는 자연스러운 경험이라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세요. 부모님들도 인생을 살아 보셔서 알고 계시듯이, 인생에는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것이 많아요. 있다가 없고, 많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인생에서 계속 반복돼요. 좌절은 필연적인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실패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에요. 그리고 놀랍게도 이 안에 미묘한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이 있죠. 인생은 그런 것들을 발견하며 의미 있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셔야 해요. 그리고 아이가 좌절하고 힘들어할 때 함께 있어주세요. 힘들면 가족과 함께 이야기하고 같이 슬퍼하고 위로하고, 다음날 또 삶을 살아가는 것임을 아이가 삶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자녀의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이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들은 모든 것이 다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부모이기 때문에 항상 미안하고 더 해줘야 할 것 같고, 또 해결해 주고 싶고 하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좌절의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도 도와주고 해결해 주려고 해요. 하지만 부모라고 아이의 문제를 다 해결해 줄 수는 없거든요. 부모들도 연약한 사람들이고요. 부모가 전능하게 모든 것을 해결해 줘야 한다는 마음을 버리고, 안 되는 것을 아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경험하며 그 시기를 지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의 인생이고, 그 안에서 자신이 극복해 나가야 할 몫이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 주세요. 우리는 연약한 인간이기에 절대 실패하지 않는 방법, 성공 비법을 알지 못해요. 우리 인생을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이 우리를 도와주셔야 연약한 우리가 이 불확실한 인생길을 걸어나갈 수 있죠. 우리의 인생을 이끌어 주고 계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자녀의 인생도 하나님께 맡겨 드려야 해요.
ㅣ 요즘 '불안'도 하나의 키워드인 것 같아요. 불안도가 높은 아이들이 많은 것 같거든요. 불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위에서 좌절에 대해서도 말했듯이 '불안'도 동일해요. 당연한 것이거든요. 인간이기 때문에 불안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불안이라고 하면 버림받은 것 같은 불안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이 엄마와 떨어져서 혼자 있게 되면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그런 분리불안은 당연한 것이죠. 기질적으로 불안을 더욱 느끼게 되는 아이들이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부모가 불안을 낮춰주려고 하는 경우 이러한 불안이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불안도가 높은 아이들의 양육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돕지 않는 양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아이가 불안을 많이 느끼면 부모는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자꾸 도와주려고 하거든요. 아이는 엄마가 만들어 준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겠죠. 그렇지만 계속 그렇게 살 수는 없어요. 부모가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면 아이는 결국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요. 아이의 불안은 해결되지 않고 점점 더 심해지고요. 아이를 도와주지 않으면 아이가 불안해할 수는 있겠죠. 그렇지만 아이는 모호함과 불확실성 가운데 스스로 해 나가며, '어떻게 해도 별 차이가 없구나', '모르고 해도 괜찮구나' 등을 몸소 체험하게 돼요. 이 가운데 불안이 조금씩 해소될 수 있는 거고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를 평가하지 않는 것이에요. 아이들은 '잘했다', '못했다' 평가받는 것 때문에 더욱 불안해질 수 있거든요. 아이가 직접 부딪히며 해결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으며, 또한 아이를 평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정답을 찾기보다는 계속해서 시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불안에는 순기능도 있거든요. 불안은 미래를 대비하고, 위험을 지각하고, 또 조심하게 만들어요. 우리가 불안하지 않고 너무 담대하게 살다 보면 사고도 많이 당할 수 있고, 미래를 대비하지도 못해요. 공부도 안 할 수도 있죠(웃음). 그리고 불안도가 높다는 것은 또 섬세하다는 것이거든요. 누군가가 못 보는 것을 느끼고 할 수 있는 거예요. 위대한 예술, 문학 작품도 이러한 예민함과 섬세함 가운데 탄생하지 않았을까요? 삶의 풍성함을 오히려 더 느끼고 누리게 살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으셨으면 해요. "이를 통해 네가 더 섬세하게 느끼고 훌륭한 삶을 살게 될 수도 있어. 그리고 다른 사람을 더 잘 도울 수 있게 될 수도 있단다!"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설명해 주세요. 아이에게 불안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나의 삶 가운데 당연하다는 사실을요. 불안이 삶을 지배하지 않도록만 유의하면 좋겠습니다.
ㅣ 아이들을 양육에 있어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자존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자존감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의 평가예요. 여기서 '자기효능감'이라고,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 '나는 뭘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이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중요해요. 성공하는 작은 경험들이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키고 또 자기 평가에 영향을 주게 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성경적인 관점에서의 자존감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자존감이라는 것은 자기가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일반적으로 인본주의적인 관점에서의 자존감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불러일으키게 돼요. 하지만 성경적인 가치관에서 보면 그렇지 않죠. 성경적 자존감은 내가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에서 시작돼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되었기 때문에 가치 있고 귀한 존재인 것이죠. 하나님 없이 인간 혼자만 있어서는 희망이 있을 수 없는 것이죠.
우리의 가치는 하나님 안에서 발견됨을 알아야 해요. 우리는 평가에 굉장히 민감해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어떻게 볼까' 등 타인의 시선, 평가 이런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는 것이죠. 내가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인식되느냐에 의해 나의 실제가 결정되는 것처럼 되는 거죠. 하지만 우리의 가치는 누군가의 평가와는 관계가 없어요.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인 거지, 다이아몬드를 유리라고 한다고 해서 유리가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본질이 다이아몬드이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우리의 가치가 누군가의 평가로부터가 아닌 하나님 안에서만 발견됨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해요. 아이가 사람들의 평가가 아닌, 자신의 본질의 모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ㅣ 어떻게 아이들이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처음 아이의 자존감은 주 양육자의 반응을 통해 형성돼요. 자존감은 심리적으로는 거울처럼 생긴다고 봐야 해요. 처음에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알기 어려운데, 거울을 통해 비친 자신을 보며 차츰 알아가게 되는 것이거든요. 아이에게 있어 처음 그 거울은 바로 부모에요. 아이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처음 배우게 되는 것은 바로 엄마, 아빠의 반응이에요. 자신이 귀한 존재이고,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존재라는 것을 부모의 표정과 시선을 통해 느끼는 것이죠. 이러한 부모의 반응은 부모의 삶에서 묻어 나올 수밖에 없어요.
결국 아이의 자존감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부모의 자존감이에요. 그래서 부모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의 자존감을 어떤 수준인지 이런 것들 잘 봐야 해요. 혹시 내가 비판에 예민하면 나는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사람일 수 있는 거죠. 내가 아이가 잘하고 못하는 것에 너무 감정적인 기복이 있다면 어쩌면 나는 아이의 존재 그 자체의 가치를 바라보고 있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는 거고요. 자신을 계속해서 돌아보면서 성경에서 말하는 자존감을 갖도록 노력하고, 그렇게 아이를 대하려고 해야 해요. 부모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그 삶에 기쁨과 충만이 넘치게 될 것이며, 아이들 또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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